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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사촌오빠 결혼식에 다녀왔다. 아들만 셋인 작은고모의 첫째아들의 결혼식으로 , 내가 철없이 뷔페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굴리던 어릴 적이후로 처음 보는 결혼식이었다. 내가 알지못하는 많은 사람들, 집안 어르신들께선 반가워하며 여기저기 인사를 하시고 다녔다. 간만에 우리 친척들도 대거 모였고 말이다 . 참 많은 것을 봤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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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그 결혼식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을 넘었던 것도, 주례사의 주례가 길고 지루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나는 결혼식에 대해서 좀더 환상을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1시간 전부터 친척들은 로비에서 서로 모이고 인사하며 정신없이 담소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안내원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울리면서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는 다른 사람의 결혼식이 진행 중이었다. 저 안쪽에서는 결혼식을 하면서, 완전히 닫지도 않은 유리문 밖에서는 우리측 결혼식의 축의금을 걷느라 부산스러웠다. 신랑인 사촌오빠 역시 여기저기서 밀려오는 친척들께 인사하고 덕담을 듣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나와 마찬가지로, 사촌 오빠 역시 그 자리에 계신 많은 친척들 중 상당수를 모르는 듯 했다 .. ()
결혼식을 알리는 안내원 소리가 들렸다. 예식장에 곧바로 사람들이 들어섰다. 이 안내원의 소리는 마치 마트에서 세일할 때를 알리는 것 마냥 울려 두고두고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결혼식 진행 역시 부산스러웠다. 친척들의 수군수군 나누는 이야기와 저 뒤쪽에서 들리는 또다른 결혼식 대기자들의 부산스러움만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왠 사진가가 그렇게 많은지, 이리저리 플래쉬를 터뜨리며 신랑 신부의 서있는 모습을 촬영하고, 하객들의 모습을 찍는 사진가가 4명, 영상 촬영자가 한 명 들어가 정신없게 만들었다. 만약 나라면, 결혼식 때의 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보단 차라리 저 결혼식 순간에 집중하고 싶었을 것이다. 내 일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할 인생의 마디와도 같은 저 순간을 저렇게 정신 사납게 보내고 싶지 않았을 테다. 결혼식은 정말로, 학부모들을 모시고 연 어린 시절의 학예회나 연극과도 같았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저기 서 있는 신랑신부인가, 하객들인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아닐지도 모른다.
주례는 길고 지루했다. 그렇지만 나의 예상이 그렇듯이 이 신랑과 신부에 대한 덕담에는 여지없이 그들의 학벌과 직업에 대한 칭송이 곁들어져 있었다. 의대 이비인후과에 들어가 대학병원의 의사로 어엿하게 자리잡은 사촌오빠와, 역시 치과의사인 신부에 대한 소개, 그리고 그 두 사람이 남부럽지 않는 삶을 영위할 것이라는 주례사의 말씀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분명 자랑할 만한 것일테다. 그러나 저런 말들은, 다른 결혼식 장에서도 아무런 위화감 없이 들릴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말에 안심하기도 하고, 혀도 쯧쯧 찰지도 모른다. 사실 학벌 문제는 한국사회의 대다수가 민감할 문제일 테지만, 저것이 정녕 한 순간도 사람을 놓지 않고 파고든다는 점이 나로 하여금 삐딱한 시선으로 보게 만들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결혼식은 싫지 않았다. 대기실에 있던 신부는 정말 예쁘셨다. 정말로 거의 연예인 급이었다. 이전에 사촌오빠가 폰카로 찍었던 신부 아가씨의 모습은 그냥 수수한 미인이었다. 그러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신 신부는 마치 인형 미인이 되어서 등장하셨다. 저것이 결혼식 신부의 후광일까 ... ㄷㄷㄷ 참 부러웠다. 친척들 모두 신부가 참 곱고 이쁘다고 다들 칭찬하셨다. 신랑되는 친척 오빠 역시 긴장된 얼굴이었지만 근사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했다. 작은 고모님과 고모부께서도 마찬가지로, 거진 밤을 새시면서 친척분들과 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장남의 결혼식이니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사실 결혼식은 집안 행사다. 결혼식을 치르는 건 신랑신부지만 사실 그들의 친구와 지인보다는 친지들이 하객 중에 더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수많은 친척들이 간만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여서 서로 만나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싫진 않았다. 오히려 명절 날보다 더 흥성흥성했고, 더 많은 친척들을 볼 수 있었다. 각각 지방에 떨어져 사느라 일년에 몇번 만나지 못한 어르신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면서 즐거워하셨다. 피로연에서도 옹기종기 아는 친척들끼리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즐겁게 담소를 떠는 것이,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또 오히려 명절날에는, 명절 음식 준비며 성묘며 등등으로 피곤해하시며 소탈하신(?) 모습도 보여주시던 친척분들이 좀더 편안하신 것 같았다. (물론 축의금과 예의치례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덜 했던 것 같다.)
사촌 오빠는 정말로 공부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놀 때도 심심해서 공부하던 사람이었다. 쉴 때 할 일이 없어서 한 달 정도 토익 공부를 하고 한번에 900을 넘겼다는 것과 반대로 운전 면허 시험에서는 두 번 낙방했다고 놀림받은 소소한 일화가 있다.(....) 당연히 여자에도 관심이 없어서 선을 봤는데, 한 1년 넘게 여러 여자분들을 만나보다가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는 피부가 고와야 하느니, 얼굴이며 키가 어때야 하느니 하는 참으로 사소한 조건을 따졌지만 (...) 지금의 신부를 결정할 때는 그런 쓸데없는 조건은 다 상관없고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점이 마음에 들어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물론 직업적 조건은 따졌다.) 결혼식에 너무 긴장되서 자긴 정신없이 보냈다는 사촌오빠는 그래도 끝나고서 들떠보였다. 두 사람은 아마 무난한 가정을 이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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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간만의 만난 친척들은 명절 이상으로 단란했고, 신부 되시는 분께서는 예쁘셨다. 결혼식에서 삐딱한 자세를 견지한 나지만, 그래도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만큼은,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저런 화려하고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고 둘째딸을 애지중지했던 아빠의 손을 잡고서 결혼식장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내 짝이 될 사람 옆에 가만히 서서 결혼 서약을 하고 축하를 받겠지. 그게 몇년 후가 될지, 내 옆에 서 있을 사람은 누구일지, 나는 그리고 어떻게 그 자리에 서게 될 것인지 살짝 궁금했다.
대구의 사촌오빠 결혼식에 다녀왔다. 아들만 셋인 작은고모의 첫째아들의 결혼식으로 , 내가 철없이 뷔페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굴리던 어릴 적이후로 처음 보는 결혼식이었다. 내가 알지못하는 많은 사람들, 집안 어르신들께선 반가워하며 여기저기 인사를 하시고 다녔다. 간만에 우리 친척들도 대거 모였고 말이다 . 참 많은 것을 봤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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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그 결혼식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을 넘었던 것도, 주례사의 주례가 길고 지루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나는 결혼식에 대해서 좀더 환상을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1시간 전부터 친척들은 로비에서 서로 모이고 인사하며 정신없이 담소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안내원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울리면서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는 다른 사람의 결혼식이 진행 중이었다. 저 안쪽에서는 결혼식을 하면서, 완전히 닫지도 않은 유리문 밖에서는 우리측 결혼식의 축의금을 걷느라 부산스러웠다. 신랑인 사촌오빠 역시 여기저기서 밀려오는 친척들께 인사하고 덕담을 듣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나와 마찬가지로, 사촌 오빠 역시 그 자리에 계신 많은 친척들 중 상당수를 모르는 듯 했다 .. ()
결혼식을 알리는 안내원 소리가 들렸다. 예식장에 곧바로 사람들이 들어섰다. 이 안내원의 소리는 마치 마트에서 세일할 때를 알리는 것 마냥 울려 두고두고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결혼식 진행 역시 부산스러웠다. 친척들의 수군수군 나누는 이야기와 저 뒤쪽에서 들리는 또다른 결혼식 대기자들의 부산스러움만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왠 사진가가 그렇게 많은지, 이리저리 플래쉬를 터뜨리며 신랑 신부의 서있는 모습을 촬영하고, 하객들의 모습을 찍는 사진가가 4명, 영상 촬영자가 한 명 들어가 정신없게 만들었다. 만약 나라면, 결혼식 때의 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보단 차라리 저 결혼식 순간에 집중하고 싶었을 것이다. 내 일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할 인생의 마디와도 같은 저 순간을 저렇게 정신 사납게 보내고 싶지 않았을 테다. 결혼식은 정말로, 학부모들을 모시고 연 어린 시절의 학예회나 연극과도 같았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저기 서 있는 신랑신부인가, 하객들인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아닐지도 모른다.
주례는 길고 지루했다. 그렇지만 나의 예상이 그렇듯이 이 신랑과 신부에 대한 덕담에는 여지없이 그들의 학벌과 직업에 대한 칭송이 곁들어져 있었다. 의대 이비인후과에 들어가 대학병원의 의사로 어엿하게 자리잡은 사촌오빠와, 역시 치과의사인 신부에 대한 소개, 그리고 그 두 사람이 남부럽지 않는 삶을 영위할 것이라는 주례사의 말씀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분명 자랑할 만한 것일테다. 그러나 저런 말들은, 다른 결혼식 장에서도 아무런 위화감 없이 들릴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말에 안심하기도 하고, 혀도 쯧쯧 찰지도 모른다. 사실 학벌 문제는 한국사회의 대다수가 민감할 문제일 테지만, 저것이 정녕 한 순간도 사람을 놓지 않고 파고든다는 점이 나로 하여금 삐딱한 시선으로 보게 만들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결혼식은 싫지 않았다. 대기실에 있던 신부는 정말 예쁘셨다. 정말로 거의 연예인 급이었다. 이전에 사촌오빠가 폰카로 찍었던 신부 아가씨의 모습은 그냥 수수한 미인이었다. 그러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신 신부는 마치 인형 미인이 되어서 등장하셨다. 저것이 결혼식 신부의 후광일까 ... ㄷㄷㄷ 참 부러웠다. 친척들 모두 신부가 참 곱고 이쁘다고 다들 칭찬하셨다. 신랑되는 친척 오빠 역시 긴장된 얼굴이었지만 근사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했다. 작은 고모님과 고모부께서도 마찬가지로, 거진 밤을 새시면서 친척분들과 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장남의 결혼식이니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사실 결혼식은 집안 행사다. 결혼식을 치르는 건 신랑신부지만 사실 그들의 친구와 지인보다는 친지들이 하객 중에 더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수많은 친척들이 간만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여서 서로 만나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싫진 않았다. 오히려 명절 날보다 더 흥성흥성했고, 더 많은 친척들을 볼 수 있었다. 각각 지방에 떨어져 사느라 일년에 몇번 만나지 못한 어르신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면서 즐거워하셨다. 피로연에서도 옹기종기 아는 친척들끼리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즐겁게 담소를 떠는 것이,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또 오히려 명절날에는, 명절 음식 준비며 성묘며 등등으로 피곤해하시며 소탈하신(?) 모습도 보여주시던 친척분들이 좀더 편안하신 것 같았다. (물론 축의금과 예의치례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덜 했던 것 같다.)
사촌 오빠는 정말로 공부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놀 때도 심심해서 공부하던 사람이었다. 쉴 때 할 일이 없어서 한 달 정도 토익 공부를 하고 한번에 900을 넘겼다는 것과 반대로 운전 면허 시험에서는 두 번 낙방했다고 놀림받은 소소한 일화가 있다.(....) 당연히 여자에도 관심이 없어서 선을 봤는데, 한 1년 넘게 여러 여자분들을 만나보다가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는 피부가 고와야 하느니, 얼굴이며 키가 어때야 하느니 하는 참으로 사소한 조건을 따졌지만 (...) 지금의 신부를 결정할 때는 그런 쓸데없는 조건은 다 상관없고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점이 마음에 들어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물론 직업적 조건은 따졌다.) 결혼식에 너무 긴장되서 자긴 정신없이 보냈다는 사촌오빠는 그래도 끝나고서 들떠보였다. 두 사람은 아마 무난한 가정을 이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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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간만의 만난 친척들은 명절 이상으로 단란했고, 신부 되시는 분께서는 예쁘셨다. 결혼식에서 삐딱한 자세를 견지한 나지만, 그래도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만큼은,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저런 화려하고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고 둘째딸을 애지중지했던 아빠의 손을 잡고서 결혼식장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내 짝이 될 사람 옆에 가만히 서서 결혼 서약을 하고 축하를 받겠지. 그게 몇년 후가 될지, 내 옆에 서 있을 사람은 누구일지, 나는 그리고 어떻게 그 자리에 서게 될 것인지 살짝 궁금했다.



덧글
늄늄시아 2009/11/30 12:03 # 답글
전.. 우리나라 결혼식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ㅁ-;; 처음보는 사람들이 오니.. 쿨럭!! OTL 그렇게 일가친척이 모두 오는 결혼식을 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몇명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림rym 2009/12/02 11:30 #
힘들죠 ㅜㅜ 왠만해서 저는 저런 결혼식을 피하고 싶어요
jueyuki 2009/12/01 09:40 # 답글
결혼식이라는게 이미 투자한 만큼 뽑아낸다는 개념이 강하니까요.신랑신부는 뒷전이고 어른들끼리 얘기하며 봉투가 오가는게 다 그간 냈던 만큼 받기 위한 것이잖아요.
사실 저도 직장인이 되면서 돈에 대한 집념이 생기다보니 자동으로 저런 마인드가 잡히더군요.
(한 번 뿐인 식이니 이것저것 남기기 위한 사진촬영도 좋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건 확실히 문제네요.)
림rym 2009/12/02 11:31 #
그래도 역시, 저 수많은 '일더미'와 진행에 신랑 신부가 파묻히는 모습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ㅜㅜ